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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실용의 정석 보여준 르노삼성 QM6 1.7 dCi 2WD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20. 3. 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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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6 2020년형 왼쪽이 1.7 dCi, 오른쪽이 2.0 프리미에르 /사진: 박찬규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19.10.29.Tue.

 

의외였다. QM6 1.7 dCi 모델의 반전매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기존 2.0리터 엔진에서 배기량만을 줄인 게 아니라 불필요한 거품을 덜어내 실속덩어리로 다시 태어난 차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9월 2020년형 QM6를 출시하며 1.7리터급 디젤모델을 새롭게 라인업에 추가했다. 최근 디젤차 기피현상이 벌어짐에도 과감히 디젤엔진을 앞세웠다. 이 엔진을 탑재하기까지 얼마나 큰 고민이 있었을까. 

아무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승했다 하더라도 여운이 오래 남는 차는 드물다. 이번에 시승한 1.7 dCi는 왜 이제 나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물론 경쟁모델이 더 적은 배기량을 내는 소형디젤엔진으로 옮겨가는 중이고, 최근 탈 디젤 트렌드 때문에 마땅한 디젤모델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르노삼성 QM6 2020년형 1.7 dCi /사진: 박찬규

◆추월가속 아쉽지만 핸들링 만족

이번에 시승한 1.7 dCi 모델은 앞바퀴굴림(전륜구동)방식을 쓴다. 엔진 크기가 줄었고 뒷바퀴에 힘을 전달할 장치(드라이브샤프트 등)가 필요없으니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무게가 1700kg(18인치휠 기준, 19인치는 1730kg)인데 2.0 4WD 모델의 1790kg과 비교해 최대 90kg가량 가볍다. 최고출력 150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1750~2750rpm)의 힘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게가 가벼워진 만큼 아쉬움을 상쇄한다.

QM6 1.7 dCi 엔진룸. 1.75리터 디젤엔진이 CVT와 맞물렸다 /사진: 박찬규 

가속할 때 느낌은 한결같다. 자트코(Jatco)의 최신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가 맞물리는데 소형디젤엔진과의 궁합은 나쁘지 않다. 가솔린 차종에서는 CVT 특유의 느낌 때문에 힘이 부족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토크가 좋은 디젤엔진과 맞물리니 연료효율과 승차감 면에서 이점이 많다.
그동안 CVT는 급가속 시 엔진회전수(RPM)를 먼저 높인 뒤 주행상황에 맞춰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특성 때문에 일반적인 변속기와 비교해 이질감이 컸다. 하지만 이 차에 적용된 건 7단 자동변속기처럼 RPM이 오르내리며 가속되기도 한다. 

QM6 1.7 dCi 계기반 컬러는 기분에 맞춰 변경이 가능하다. 연비는 매우 좋은 편 /사진: 박찬규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시속 100km 부근까지 큰 불편 없이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추월가속에 대한 기대는 잠시 내려놓는 게 좋겠다. 고속에서의 가속감은 꾸준하지만 강하진 않다. QM6 가솔린이나 LPe(LPG)모델 보다야 힘이 좋지만 2.0리터 디젤보다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국도에서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할 때 충분히 시야가 확보된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미리 밟아 토크를 높인 상태로 시도해야 한다.

QM6 1.7 dCi 앞좌석. 운전석에는 메모리 및 마사지시트가 적용된다. /사진: 박찬규 

핸들링은 2.0 디젤모델모다 편했다. 운전대를 돌렸을 때 차 앞부분 반응이 한결 경쾌하다. 그래서 서스펜션 앞은 부드럽고 뒤는 상대적으로 단단하게 설계한 점이 더욱 와닿는다. 차가 좌우로 기우뚱하는 롤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코너링 시 불안하진 않다. 고속에서도 일정한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지하주차장 등 오르막에서는 가속페달 느낌에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 원하는 만큼의 힘을 전달하는 타이밍을 파악해야 원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겠다. 

◆여러모로 다이어트 성공

배기량이 줄면서 이점은 또 있다. 2.0 디젤 대비 자동차세를 조금 덜 낸다. 그리고 2.0모델 대비 차 값을 낮춰 출시한 만큼 자동차보험료도 조금 더 저렴할 수 있다.

엔진이 먹어야 하는 기름의 양이 줄었으니 연비가 좋아지는 건 당연하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4.4km였는데 자유로에서 ACC(어드밴스드크루즈컨트롤)을 켜고 90km로 달렸을 때 실제 연비는 24km를 넘어섰다. 장거리 여행 시 큰 폭의 연료비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배기량을 줄인 소형디젤의 강점인 항속연비를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이점이 상당하다. 

QM6 1.7 dCi에는 요소수가 들어간다. 매 6000km마다 16리터를 보충해야 한다 /사진: 박찬규 

디젤엔진의 배출가스 중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한 장치인 SCR(선택적환원촉매)도 이번 2020년형부터 적용됐다. 강화된 디젤배출가스기준(Euro6D_Temp)을 충족하며 요소수는 16리터가 들어간다. 약 6000km마다 보충해줘야 하는데 요소수가 부족하다고 경고가 뜨면 즉시 채워 넣어야 한다. 요소수가 완전히 부족해지면 차의 운행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주입구는 주유구 옆에 있어서 쉽게 넣을 수 있다. 

3M제 차음재가 휠하우스 위를 감싼 모습이 보인다 /사진: 박찬규 

소음도 줄었다. 특히 엔진룸에서 실내로 넘어오는 소음 차단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주행 중 들리는 이런저런 소리가 생각보다 적은데 앞좌석 동승자와 대화할 때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1열에서 느껴지는 소음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뒷좌석 이후 트렁크 부분이라던가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2020년형 디젤차종은 펜더, 대시, 서브프레임부시, 엔진 배기 히트실드 부분에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했다. 

QM6 1.7 dCi에는 ACC가 탑재됐다. /사진: 박찬규 

◆소소하지만 큰 변화 반가워

2020년형 QM6 중 ACC(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적용된 건 디젤모델 뿐이다. 나머지 차종은 기본 크루즈컨트롤만 이용할 수 있다. 디젤차종의 가격대가 높은 만큼 그만한 가치를 더 제공하기 위해 이 기능을 넣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 QM6의 ACC는 차선을 벗어났을 때 소리로 경고해줄 뿐 운전대를 대신 돌려주지는 않는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정 속도로 달릴 수 있고 사고 위험이 있을 때 스스로 멈춰 서는 기능은 포함됐다.

2.0 디젤에서는 최상위 트림이자 르노삼성의 고급브랜드 역할을 수행하는 ‘프리미에르’를 고를 수 있다. 고급소재와 좋다는 품목은 대거 적용된 탓에 1.7 디젤 기본형보다 약 천만원가량 비싸진다. 그만큼 새로 라인업에 추가된 1.7 dCi의 경제성이 돋보이는 이유다.

QM6 1.7 dCi 뒷좌석.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된다 /사진: 박찬규 

앞서 출시된 새로운 QM6에서는 2열 좌석 등받이 각도를 약간 눕힐 조절할 수 있는 2열 시트 리클라이닝이 적용돼 큰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등받이 각도를 눕히기 위해 차를 개조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번에 시승한 새로운 디젤모델들도 같은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아울러 시승한 RE시그니처 트림에는 운전석 메모리와 마사지시트가 적용됐고 시트 하단 쿠션 위치를 조절해서 허벅지를 받쳐주는 쿠션 익스텐션 기능도 활용할 수 있었다.

자동차 배기량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구매 포인트 중 하나다. 예전엔 고배기량으로 넉넉한 힘을 보이는 차가 관심을 끌었지만 요즘엔 보다 적은 배기량으로 부족하지 않은 힘을 내는 차가 인기다. 나날이 엄격해지는 환경규제 탓에 자동차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엔진 다운사이징을 추구했고, 지금은 일반적인 사람들도 이런 흐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QM6 1.7 dCi /사진: 박찬규 

QM6 1.7 dCi의 배기량은 1749cc다. 예전 같으면 1.8리터’급’ 디젤이라고 강조했겠지만 요즘 트렌드에 맞춰 다운사이징을 강조하려고 1.7이라는 숫자를 앞세웠다. 꼭 필요한 것만 담아낸 이 차의 매력은 탈 디젤 움직임 속에서도 돋보인다. 뛰어난 경제성과 부족하지 않은 힘, 그리고 부드럽고 조용하면서 소소하게 갖출 건 다 갖춘 차다. 이런저런 용도로 쓸 SUV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시승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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