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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20'가 넘어야 할 산, '유럽인의 눈높이'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08. 12. 3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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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파리모터쇼에서 본 현대 'i20', 촬영: 박찬규)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08.12.30.Tue.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 개최된 '2008 파리모터쇼(Paris, Mondial de l'Automobile 2008)''에 유럽 전략 모델인 'i20'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지난 29일 'i20(아이트웬티)'의 생산지인 인도에서 신차발표회를 개최했다.

현대차는 'i20'를 소형차급 B세그먼트 시장공략을 위해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현지 고객의 기호와 의견을 적극 반영해 개발한 유럽 전략 소형 해치백 모델이라 밝혔다.

그러나 유럽전략 모델 치고는 유럽에서 열려 처음 데뷔한 모터쇼에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현실. (기자는 이에 대해 파리에서 지난 10월 5일 자로 'i20의 현지 반응'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그 이유로는 유럽에서는 B세그먼트 차량이 굉장히 많고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이다 보니, 저마다 거리를 누비고 있는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여타 브랜드의 차량과 비교해 볼 때, 직접 몰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무난한 외관 디자인 말고는 특별히 끌릴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i20는 그저 전시된 차량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i20'는 유럽인의 높은 안목을 어떻게 극복할까?

우선. 'i20'를 인도에서 생산한다는 점에 주목하자. 인도에서는 이미 현대차의 여러 모델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i10'은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다. 이런 인도에서의 성공을 후광으로 삼아 'i20'의 인기몰이를 하려 할 것은 당연하다. 굳이 치열한 유럽에서 무리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현대차는 유럽 전략 차종이라 밝혔는데, 유럽 전략 차종이라는 말이 반드시 유럽에만 팔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 시장뿐 아니라 유럽에도 판매할 예정이니 유럽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겠다.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 보다 위험부담도 적음은 물론, 저렴한 가격을 통해 유럽 시장과 인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또한, '유럽 전략 차종'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 인해 높아진 프리미엄을 이용, 중국 시장이나 더 나아가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유럽에서 인정 받은 해치백 모델이라 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과 적당한 성능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서 반응이 좋으면 다른 지역으로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다. 인도에서 출시한 i20에 장착된 엔진은 1.2리터 카파엔진. 그러나 파리에서 본 i20는 디젤엔진을 얹었다. 이는 분명 부족한 동력 성능을 디젤 엔진의 높은 토크로 보완하려는 심산이다. '저렴한 가격'을 통해 유럽인들의 높은 안목을 낮추고, 무난한 성능을 통해 만족감을 준다면 유럽 시장에서의 반응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현대차 특유의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은 이제 오히려 현재의 전 세계적 경기 불황을 헤쳐 나가는 무기(?)가 된 셈이다.

(사진설명: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i10'의 모습, i 시리즈의 패밀리 룩이 적용된 귀엽지만 무난한 디자인이다.)

[글, 사진: 박찬규]


http://reporterpark.com
박찬규 기자 (朴燦奎, Just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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